▲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 교실 양규현 교수

　　[역사적 배경]

　　골절 치료는 20세기 초반까지 오직 골유합을 얻는 데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골절을 치료하는데 적용된 방법은 대부분 석고 고정이나 견인과 같은 방법이었는데, 비록 효과가 있었지만 치료 기간이 길고 부정 유합과 관절 강직 등으로 인한 기능 장해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였다.
　

　　Albin Lambotte(1866 to 1955)는 최초로 금속판을 이용하여 내고정을 시도하였으나 금속 재질의 불량하고 술기가 미흡하여 각광을 받지는 못하였다. Gerhard Kuntscher(1900 to 1972)의 골수강내 금속정을 이용한 내고정 술기를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를 토대로 1958년 시작된 국제적인 금속 내고정 연구회인 AO 그룹은 골절 치료의 결과를 향상시키고 골절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하였고 “AO 원칙 (AO Principles)” 즉 골절 내고정 치료에 있어서 해부학적인 복원(restoration of anatomy), 안정성의 확보(establishment of stability), 혈류 공급의 보존(preserving blood supply), 사지의 조기 운동(early mobilization of limb)이라는 원칙을 확립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들은 지난 40년간의 연구와 임상관찰을 통해 생긴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점차 다르게 표현되고 해석되며 적용되었다. 고전적인 직접적이며 개방적인 골절의 정복과 금속판 고정은 연부 조직뿐만 아니라 골편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며 이는 단순 골절 보다는 여러 개의 골편을 포함한 골절에서 더 높은 비율로 일어나고 많은 예에서 안정성의 소실과 금속판의 부전, 감염, 골괴사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게 되었다.

　　다음 사진은 29세 남자 환자로 교통사고로 발생한 우측 경골 원위부의 복합 골절로 내고정을 시행하였으나 광범위 골막 박리를 통한 정복으로 연부 조직의 손상 및 혈류의 차단으로 골괴사가 진행되고 감염이 발생하여 골수염으로 이행된 경우로 치료를 위해 내고정 장치 제거하고 부골을 광범위하였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골 결손을 치료하기 위해 골시멘트 주입과 골이동술을 통하여 치료 중인 환자이다. 
　　
　　 [최소 침습적 금속판 내고정술의 발달]

　　약 20년전 소개된 가교 금속판과 간접 정복법은 AO원칙에 대한 혁명이었으며 거의 모든 골절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던 절대적인 안정성(absolute stability)도 관절내 골절이나 관절을 침범한 골절에서만 필수적이며 간부 및 이행부 골절에 있어서는 해부학적 정복(anatomic reduction)이 아닌 해부학적 정열(anatomical alignment)을 회복시키며, 강한 고정력이 아닌 적절한 안정성의 확보로, 광범위 절개를 통한 정복이 아닌 간접 정복을 통한 연부 조직 및 혈류의 보존을 골절 치료의 원칙으로 바꾸게 하였다. 가교 금속판이란 두 개의 주요 골편을 금속판을 통해 골수 외로 고정시키는 것으로 복잡한 골절 부위는 실제로 손대지 않고 금속판에 의해 가교로 연결시키는 것으로 금속판에 의해 제공되는 적절한 역학적 안정화와 연부 조직 및 혈류 공급에 손상의 최소화로 빠른 골편 간의 가골 형성과 재활을 얻을 수 있으며 기존에 발생하던 많은 합병증인 피부 괴사 및 감염, 지연 유합, 불유합, 골수염 등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런 변화는 최소 침습적 금속 내고정술(minimal invasive osteosynthesis)과 잠김 압박 금속판(locking compression plate)의 발전으로 가속화되었다.
　    
　　골절의 정복은 직접이 아닌 간접 정복 기법이 사용되는데 간접 정복은 신연을 통한 정복, 소위 “ligamentotaxis” 라는 용어로 사용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이는 골편 주변의 조직을 신연시켰을 때 골절부에 압박력이 가해지고, 이를 통하여 골편이 제자리로 들어가게 하는 기법이다.

　　일단 골절의 정복이 적절하게 되었다면 내고정물을 사용하여 이를 고정하게 되는데 해부학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금속판을 이용하여 골 외부에 부목을 고정하는 개념으로 금속판과 골과의 압박을 최소화하여 골의 혈류를 보존하고 골괴사를 막으며 적절한 응력 분산을 통한 금속 파괴와 골절 정복의 소실을 막아주게 된다.

　　다음은 57세 남자 환자로 교통사고로 발생한 우측 원위 경골의 복합 골절로 내원한 환자로 잠김 금속판을 이용한 최소 침습적 금속판 내고정술로 치료한 환자이다. 작은 피부 절개를 통하여 연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였으며 잠김 압박 금속판을 이용하여 가교 금속판 고정을 시행하였다.
　　  
　　이와 같은 수술 기법이 반드시 옳다고만은 할 수 없다. 아직까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하고 있는 기법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부위에 따라서는 골수정을 이용한 고정이나 골절부 노출을 통한 해부학적인 정복과 절대적인 안정성의 확보가 중요한 곳도 있다. 해부학적으로 미리 만들어진 금속판의 부정확한 위치에 따른 회전 및 각 변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최소 침습 수술법으로 인해 신경 및 혈관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골절부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정복하고 고정하는 것이 아닌 간접 정복과 최소 절개 고정을 위하여는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최소 침습 수술과 가교 금속판의 사용은 다른 여러 가지 기구 및 내시경적 도구, 영상 장치의 발달과 함께 그 사용이 더욱 많아지고 그 술기 또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골절의 치료는 많은 노력과 경험을 요하며 또한 수많은 취사선택 및 체계적인 치료 단계에 대한 사려 깊은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